며칠 전까지만 해도 뜨거워 피하던 햇볕이 어느새 따뜻한 햇볕으로 변했습니다. 성큼 다가온 가을, 쌀쌀한 기운을 따스하게 보듬어줄 가을에 보기 좋은 멜로 영화 6편 추천합니다. (순서는 순위와 상관이 없습니다.)
1. 만추
감독 : 김태용
출연 : 현빈, 탕웨이
수인번호 2537번 애나. 7년째 수감 중, 어머니의 부고로 3일간의 휴가가 허락된다.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탄 시애틀행 버스, 쫓기듯 차에 탄 훈이 차비를 빌린다. 사랑이 필요한 여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하는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치는 중이다. “나랑 만나서 즐겁지 않은 손님은 처음이니까, 할인해 줄게요. 오늘 하루.” 훈은 돈을 갚고 찾아가겠다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무뚝뚝하게 돌아선다. 7년 만에 만난 가족도 시애틀의 거리도, 자기만 빼놓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것 같아 낯설기만 한 애나. 돌아가 버릴까? 발길을 돌린 터미널에서 훈을 다시 만난다. 그리고 장난처럼 시작된 둘의 하루. 시애틀을 잘 아는 척 안내하는 훈과 함께, 애나는 처음으로 편안함을 느낀다. “2537번, 지금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름도 몰랐던 애나와 훈. 호기심이던 훈의 눈빛이 진지해지고 표정 없던 애나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 오를 때쯤, 누군가 훈을 찾아오고 애나가 돌아가야할 시간도 다가오는데...
영화 <만추>는 1966년 이만희 감독의 동명의 영화 <만추>의 2011년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제목부터 가을을 내포하고 있죠. 가슴 한편에 바람이 부는 듯 쓸쓸한 두 사람의 감정과 시애틀의 풍경까지 '가을'하면 떠오르는 쌀쌀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걸작입니다. 특히나 탕웨이의 퍼석한 듯 건조한 얼굴과 눈빛, '탕웨이'란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영화 <만추>입니다.
영화 <만추>는 현재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티빙,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2. 뷰티 인사이드
감독 : 백종열
출연 : 한효주, 유연석,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박신혜, 이범수, 박서준, 김상호, 천우희, 우에노 주리, 이재준, 김민재, 이현우, 조달환, 이진욱, 홍다미, 서강준, 김희원, 이동욱, 고아성, 김주혁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심지어 외국인까지! 자고 일어나면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 ‘우진’. 그에게 처음으로 비밀을 말하고 싶은 단 한 사람이 생겼다. 드디어 D-DAY! ‘우진’은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로 하는데… “초밥이 좋아요? 스테이크가 좋아요? 사실.. 연습 엄청 많이 했어요. 오늘 꼭 그쪽이랑 밥 먹고 싶어서…”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인텔과 도시바의 합작 캠페인 광고 'The Beauty Inside'가 원작입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외모가 바뀌는 우진과 그를 사랑하는 이수의 사랑이야기입니다. 매일 바뀌는 우진의 외모 설정이 굉장히 재미있는 설정이죠. 그 덕에 화려한 캐스팅은 물론, 한효주의 착장까지 화제가 된 작품입니다. 우진이 잘생긴 외모일 때만 데이트한다는 평도 있었지만, CF와 뮤직비디오 감독이었던 백종열 감독의 데뷔작이니 만큼 전반적인 분위기와 영상이 광고를 보는 듯 감각적인 작품입니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현재 애플티비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3. 동감
감독 : 김정권
출연 : 유지태, 김하늘, 하지원, 박용우
1979년에 사는 여대생 ‘소은’
2000년에 사는 남학생 ‘인’
개기월식이 이루어지던 날
스며든 달빛과 함께 낡은 무전기에 수신호가 울린다.
“아, 아, 수신합니다”
다른 시간 속에 놓인 두 사람은
무전을 통해 매일 밤 이야기를 나누며
같은 사랑을 품게 되는데…
2020년 5월, 시간을 넘어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영화 <동감>은 2022년 동명의 작품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했지만, 역시나 원작 영화의 감성을 따라올 순 없습니다. 격동의 시기였던 70년대 말과 새로운 세기를 맞이한 2000년대의 시간이 교차되면서 각 세대의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데요. 당시 하이틴스타였던 유지태와 김하늘은 물론, 하지원과 박용우까지 스타 배우들의 풋풋했던 모습까지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햄'이라는 낡아빠진 듯 보이는 통신기기를 통해 다른 환경과 감성인 듯 하지만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역시 '동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리메이크 작품과 함께 보며 감성을 비교하고 공유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영화 <동감>은 현재 애플티비에서 감상하실 수 있으며, 리메이크 작품은 왓챠, 웨이브, 쿠팡플레이, 애플티비, 티빙,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4. 시월애
감독 : 이현승
출연 : 이정재, 전지현
1998년 1월엔 눈이 많이 왔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일마레'로이사 온성현(이정재 분)에게 이상한 편지가 남겨있다. 1999년, 2년 후로부터 온 편지. 그 편지에 있던 내용들이 예언과도 같이 현실 속에 나타난다. 그날은 거짓말 같이 함박눈이 내리고. 자신의 편지가 1998년 12월로 갔다는 것을 믿게 된 은주(전지현 분)는 자주 그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성우인 그녀는 옛날, 지하철에서 잃어버린 녹음기를 찾아달라고 부탁을 한다. 성현은 은주가 얘기한 시각에 그 장소로 가는데, 스쳐 지나가듯 성현 앞을 지나는 은주. 두 사람은 처음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연락이 없는 애인 때문에 쓸쓸한 은주에게 성현은 그렇게 얘기한다. 이것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은주가 보내준 아버지의 유고집을 보고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성현.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자신이 편협했음을 고백한다. 은주의 애인이 미국에서 돌아온다. 그러나 그에게는 이미 결혼을 약속한 여자가 옆에 있었고, 모든 것을 되돌리고 싶었던 은주는 애인과 만났던 마지막 장소로 가줄 것을 성현에게 부탁한다. 이미 은주를 사랑하고 있는 성현. 성현은 은주의 부탁에 괴로워한다. 시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이토록 힘들 줄 몰랐다. 또다시 지하철에서 은주와 맞닥뜨린 성현은 자신을 몰라보는 은주에게 말한다. 성현의 사무실로 찾아간 은주는 성현이 그날 대학로에서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제야 자신이 성현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은주. 은주는 자신이 얘기한 장소로 가지 말라는 편지를 들고 일마레 앞 우편함으로 달려가는데.
영화 <시월애>는 <동감>처럼 시간을 초월하는 판타지 멜로입니다. 다만, 두 사람의 시간간격이 좁기 때문에 각자의 감정과 에피소드가 교차되는 <동감>과는 달리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에 집중한 영화입니다. 할리우드에서 <레이크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출연하여 리메이크하기도 했습니다. 바닷가의 아름다우면서 헛헛한 풍경과 두 주인공이 '편지'라는 매개체로 소통하는 감정이 옛 감성을 떠올리게 하며 쓸쓸한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출연 당시 만 18세였던 전지현의 풋풋한 모습과 당시 청년 그 자체였던 이정재의 외모까지 덤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영화 <시월애>는 현재 티빙과 넷플리스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5. 노팅힐
감독 : 로저 미첼
출연 : 줄리아 로버츠, 휴 그랜트
세계적인 스타이자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애나 스콧’ 런던의 노팅 힐에서 여행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남자 ‘윌리엄 태커’ 아주 평범한 사랑을 기다리는 그녀와 너무 특별한 사랑이 두려운그의 꿈같은 로맨스가다시, 시작된다! 여기 노팅 힐에서…
무려 1999년 작품, <노팅힐>입니다. 영국의 멜로 영화 맛집 워킹 타이틀 제작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영화입니다. 스타와 평범한 사람의 사랑이라는 클리셰 범벅일 듯한 영화이지만, 매력적인 두 배우의 연기와 소소하게 터지는 유머 코드는 물론 듣기만 해도 감탄이 터져 나오는 OST까지 한 번쯤은 꼭 볼만한 사랑스러운 영화입니다.
영화 <노팅힐>은 현재 웨이브, 애플티비, 왓챠, 쿠팡플레이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6. 그녀
감독 : 스파이크 존즈
출연 : 호아킨 피닉스, 에이미 아담스, 루니 마라, 스칼렛 조한슨
다른 사람의 편지를 써주는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는 ‘테오도르’는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아내와 별거 중인 채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이해해 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상처를 회복하고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어느새 점점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영화 <그녀>는 조금 색다른 멜로 영화입니다. AI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니, 다소 생소하지만 한 번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명작입니다. 나왔을 당시보다 현재 오히려 많은 분들이 공감할만한 작품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사랑의 모습은 이렇지 않을까? 인간의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고독에 대해 이 작품처럼 가슴 깊이 꽂히는 작품은 없을 겁니다.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이 훌륭하며, 스칼렛 조한슨의 목소리가 아주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필모그래피만 봐도 보통이 아닐 것 같은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연출작이다 보니 독특한 시선과 이야기는 물론, 미장센 역시 감각적입니다. 인간에게 로맨스란 무엇인지, 왜 있어야 하는지 그 통찰을 얻고 싶으신 분은 <그녀>를 꼭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영화 <그녀>는 현재 웨이브, 애플티비, 왓챠, 쿠팡플레이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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