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여행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시원함’입니다. 계곡물, 바닷바람, 그리고 무엇보다 입 안까지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여름 음식은 여행의 질을 한층 높여줍니다. 이번 글에서는 여름 미식여행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대표 음식 3가지, 회, 냉면, 빙수를 중심으로 전국의 명소와 맛집, 여행 루트를 정리했습니다. 맛으로 더위를 이기고, 시원함으로 힐링하는 국내 미식여행의 정석을 지금 확인해보세요.
신선함 그 자체, 동해안 ‘회’ 미식로드
무더운 여름, 고기보다 회가 더 당기는 날이 있습니다. 바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 회 한 점이 입맛을 되살려주는 순간입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온이 적당해 생선의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오를 시기이기 때문에, 회를 제대로 즐기기 좋은 계절입니다. 동해안 일대는 그 중에서도 전국적으로 회가 유명한 지역입니다. 신선도, 가격, 분위기 모두 만족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장소는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입니다. 이곳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회는 무조건 여기서 먹는다”고 할 정도로 회 맛집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특히 활어회를 직접 고르고 즉석에서 손질해주는 ‘직거래 방식’은 가격 대비 퀄리티가 뛰어납니다. 회와 함께 제공되는 매운탕, 공기밥, 초장, 마늘쫑 등 기본 세팅도 수준급입니다.
속초 중앙시장 회센터는 회의 다양성과 양에서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광어, 도미, 방어, 참돔은 기본이며, 멍게, 해삼, 전복 같은 해산물도 함께 즐길 수 있어 해물회 스타일의 먹방도 가능합니다. 특히 여름 한정으로 ‘물회 전문점’이 많이 열리는데, 물회는 차가운 육수와 함께 얼음을 넣어 즐기기 때문에 여름철 진정한 별미로 꼽힙니다.
좀 더 한적한 여행을 원한다면 삼척항, 죽변항 등의 소규모 항을 추천합니다. 대형 시장보다 조용하고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회를 즐길 수 있으며, 바다 바로 앞 평상에서 먹는 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됩니다. 회와 함께 수산시장 주변에 있는 로컬 포장마차에서 한잔 곁들이는 것도 강력 추천하는 여름밤 코스입니다.
얼음 동동, 전국 냉면 미식기행
여름 음식 중 국민 음식으로 손꼽히는 것은 단연 냉면입니다. 한 그릇 가득 차가운 육수, 쫄깃한 면발, 새콤한 양념, 그리고 고명으로 올라가는 삶은 계란과 오이, 무절임은 보는 것만으로도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게다가 냉면은 지역마다 그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냉면만으로도 전국 미식여행이 가능합니다.
서울의 대표 냉면은 단연 평양냉면입니다. 을지로 ‘우래옥’, 을지면옥, 을밀대 등은 대표적인 노포로, 맑고 육향 가득한 육수와 부드럽게 끊어지는 메밀면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밍밍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먹을수록 입에 감기는 중독성이 있어 ‘냉면 덕후’들이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한편, 함흥냉면은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강원도 속초, 함흥, 고성 등지에서 시작된 이 냉면은 가늘고 질긴 전분 면발과 고추장 양념이 특징입니다. 대표 매장은 속초 ‘함흥냉면옥’, ‘만석함흥냉면’ 등이 있으며, 여름철에는 땀 흘리며 매운맛에 도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회냉면으로 즐기면 단백질 보충까지 가능해 식사 대용으로도 손색없습니다.
또한 부산의 밀면은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는 별미입니다.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부드럽고 쫄깃한 면발에 진한 육수와 양념이 어우러져 여름철 ‘국민 먹거리’라 불릴 정도입니다. ‘개금밀면’, ‘가야밀면’, ‘초량밀면’ 등은 언제나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으며, 김가루와 오이, 육전 등을 고명으로 얹은 구성은 든든하면서도 시원함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여름 디저트의 꽃, 전국 빙수 맛집 리스트
입 안을 완벽하게 리프레시해주는 디저트를 꼽자면 단연 빙수입니다. 과거엔 팥빙수가 유일했다면, 요즘은 망고빙수, 흑임자빙수, 감귤빙수, 인절미빙수 등 지역 특산물과 결합한 창의적인 빙수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성카페들이 많아지면서, ‘예쁘고 맛있는 빙수’를 찾아 떠나는 여행도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동빙고’가 대표적인 전통 팥빙수 카페입니다. 1980년대부터 영업을 이어온 이곳은 인공 감미료 없이 수제로 끓인 팥을 사용해 깊고 은은한 단맛을 자랑합니다. 눈꽃처럼 갈린 얼음 위에 쫀득한 인절미와 우유시럽, 팥이 올라가며, 보기보다 포만감도 커 식후 디저트로는 물론,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도 제격입니다.
대구 삼덕동과 봉리단길에는 감성 빙수 카페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망고요’는 신선한 망고를 통째로 사용해 과즙을 흘릴 정도로 푸짐하며, ‘오레오빙수’, ‘티라미수빙수’ 등 다양한 콘셉트의 빙수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감각적이라 사진 찍기에도 좋아 MZ세대들에게 특히 인기 있습니다.
제주도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디저트로 유명한데, 빙수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림읍의 ‘델문도’, 제주시의 ‘카페사계’ 등은 감귤, 한라봉, 오메기떡, 흑임자 등을 활용한 창의적인 빙수를 판매합니다. 바닷가 앞 테라스에 앉아 제주 바람을 맞으며 먹는 차가운 빙수 한 그릇은 여행의 피로를 한 번에 날려주는 힐링 메뉴입니다.
이 외에도 인천 차이나타운의 인절미 빙수, 전주의 한옥마을에서 즐기는 한방빙수, 강릉 안목해변에서 바다를 보며 즐기는 젤라또 빙수 등, 지역마다 독특한 맛과 감성이 더해진 빙수가 준비되어 있어 여름 디저트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맛과 시원함이 완성하는 여름 미식여행
여름철 여행은 그저 이동과 풍경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진정한 여름 여행의 완성은 ‘입안까지 시원한 미식’입니다. 회는 바다의 신선함을, 냉면은 입맛을 돋우는 시원한 별미를, 빙수는 달콤함과 쿨함을 동시에 선사해줍니다.
지금 당장 떠나기 어렵더라도, 주말 근교로 작은 미식 여행을 떠나보세요. 강릉의 주문진시장 회, 서울의 평양냉면, 부산의 밀면, 제주 감귤빙수 중 한 가지라도 경험한다면, 더위는 어느새 사라지고 여행의 감동만 남을 것입니다.
여름은 짧고, 미식은 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 가장 시원한 맛을 따라 당신만의 미식 여행을 시작해보세요.